중국의 성도/강과 산에 따른 도시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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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9. 1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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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선 극단적으로 심심하다.
일과를 마치고 저녁을 먹고 호텔에 들어가면 대략 8시부터 잠들기 전인 11시반 까지 할 일이 없다.
방이 넓어 소파도 있고, 테이블도 있고 하면 이곳저곳 옮겨다니며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작은 방과 침대는 본의아니게 좌식생활을 만든다.
그래도 나는 혼자 시간보는 걸 잘하는 편이다. 오늘, 일요일 지하철 한정거장 떨어진 시샹(西乡)에 와서 햄버거를 산 후 까페베네에 왔다.
그리고 최근 관심을 갖게된 중국의 지형과 지명에 관한 블로그들을 뒤지거나 <명리>를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이거 정리하고 집에 가야겠다.

이 지도를 보면 왜 방글라데시를 지구의 자궁이라고 하는지 이해가 된다. 히말라야 산맥에서 쏟아져내려오는 물이 그곳으로 모인다. 실로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우리나라 저 작은 물길로 운하를 만들겠다고 한 어떤 사기꾼의 호연지기도 느껴진다.

다섯 시간 정도 차를 몰아 달리면 어디든 끝에 도달할 수 있는 남한의 국토에서도 기이한 지형이 많다. 바위로 솟아난 설악산의 병풍바위가 그렇고 내륙에 덩그러니 있는 우포늪이 그렇고 순천의 큰 습지가 그렇다. 우리나라도 이럴진대, 하물며 저 큰 땅은 얼마나 많은 것들이 있을까.
계절이 바뀌어 공기가 달라지고 온도가 달라지면 비가 내린다. 저 큰 땅에서 내린 빗물은 큰 강을 만들어 바다로 가거나 호수가 되어 머무르거나 땅속으로 스며 습지를 만든다. 내륙에서 바다까지 5,464km(黄河 huanghe 황허) 또는 6,300km( changjiang 창지앙, 이건 양쯔강으로도 불린다)를 내달리며 사람들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고대 중국사의 우왕의 치수사업이나 진나라의 이빙 부자 수리시설(이것도 내용을 알면 기가 막히다. 3세기에 나온 물관리시설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다), 북경의 이화원 곤명호 등 역사 속 중국은 물관리가 대표적인 민생사업이었던 것도 저 지도를 보니 이해가 됐다.

사실 그동안 중국 고전을 좋아한다고 말해왔는데, 시대별로 지명이 달라져 노자가 물소를 타고 함곡관을 지나갔다는 건 알지만 그게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삼국지의 지명, 초한지의 지명도 내겐 환타지 소설의 상상 속 지명과 같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동북3성이나 북경, 상해, 청도 정도만 알지(사실 청도도 이번에 산동반도 안에 있다는 걸 알았다) 다른 도시들은 대충으로라도 어디에 붙어있는지 몰랐다.
그래서 오늘은 큰 강과 호수, 산을 중심으로 대표적인 몇개의 성도를 찾아본 걸 포스팅하겠다. 중국에 있으니 이 정도는 알아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지난 번 사드에 관한 포스팅을 할 때 잠깐 언급했지만 중국은 보이는 것처럼 서고동저의 지형이다. 그래서 모든 물은 동쪽이나 남쪽으로 흐른다. 가장 크고 긴 네 개의 강을 흑룡강(헤이롱지앙), 황하, 장강, 주강으로 꼽는다.
대표적인 성도를 알기 전에 우선 사방은 东西南北(dong xi nan bei 똥시난베이)이라는 걸 기억해두자. 후난성은 호수남쪽이란 뜻이다. 또 황하를 보면 지도상에 위아래로 지나는 부분도 염두에 두자. 하는 河(he)허, 강은 지앙, 호수호는 湖(hu)후로 발음한 다는 것도 기억해두자.

이 지도로 보면, 허베이(河北)는 황하 북쪽이다. 그 밑에 허난(河南)성이 있다.
북경 위로 라오닝성은 요녕(辽宁 liaoning 라오닝)성 그러니까 요하를 기준으로 요동과 요서 유역의 안녕(安宁 anning)을 바라면서 붙인 이름이다.
지도에는 나오지 않지만 그 위로 하얼빈이 성도인 흑룡강(黑龙江 heilongjiang 헤이롱지앙)성이 있다.다른 말로는 아무르강.
허베이성 옆 태항산(太行山 taihangshan)을 기준으로 山西와 山东으로 나뉜다. 산시와 산동.
그리고 위에 나오는 동정호(洞庭湖 Dongtinghu 중국에서 두번째로 큰 담수호란다)를 기준으로 후베이(湖北 hubei)성, 후난(湖南)성으로 나뉜다.

최근 지진이 자주 나고 있는 사천성(四川 sichuan 쓰촨)의 위치도 대략 저렇게 기억해두자. 사실은 4개의 천이 모인 곳이 아니다. 당시 川은 개천이 아니라 평원을 뜻했단다. 그래서 네 개의 큰 평원이 있는 곳이란 의미다.

후난성 옆 장시(江西)성은 장강 남쪽의 서쪽 도시(西都)라는 이름이고, 浙江(zhejiang 쩌지앙, '저'로도 쓰고 '절'로도 쓰여 우리는 저장성, 절강성 둘 다 부른다)성은... 음 복잡한 유래가 있어 여기서 운운하기 벅차다. 사실 의미도 없고.
동쪽 황하와 장강 사이의 안후이성과 장쑤성은 조금 더 복잡하다.  위x3 그림의 회수를 기준으로 나뉜다는 말이 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던 그 회수다. 남북조시대의 기준선도 바로 회수다.

남북조시대의 지도다. 회수를 기점으로 국경이 나뉘어져 있다.

그래서 어떤 블로그에선 장강과 황하를 놓고 성 이름을 구분하는 것이 잘못된 거라 말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고대중국, 춘추전국시대, 한과 삼국시대 등등 해서 한 지역도 이름이 매번 바뀌었다. 대부분 청나라 이후 성이 만들어지면서 고착화된 이름들이다. 그러니 나처럼 이름을 듣고 대충 어느지역에 붙어있다는 것 정도 아는 수준이라면 강(jiang 장)이 들어간 이름은 회수와 장강, 특히 장강 부근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까페 온 김에 그동안 둘러본 거 정리해야겠다 싶었는데, 이견도 조금 있고 괜히 잘못된 정보 올리는가 싶어 조금 따지다보니 시간이 꽤 걸렸다. 그래도 재미를 느껴 집중해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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