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탈출] “우리집 공기를 부탁해” 공기정화식물 고르고 키우기
입력 : 2023-02-27 00:01
수정 : 2023-02-27 05:01
미세먼지 흡수·흡착해 제거
인테리어 효과까지 일석이조
식물 크기·크는 속도 제각각
화분 먼저 고르는게 더 좋아
스노우사파이어·아이비 등
각양각색 기능성 화초 '눈길'
최고 인기템 '몬스테라' 선택
침대 옆 두고 외출땐 창가에
몬스테라는 반그늘 식물이라서 실내에서 키우기 좋다. 가끔씩 햇볕 잘 드는 곳에 놔 두면 더 잘 자란다.
① 1인가구 집엔 지름 15㎝ 크기 화분이 적당하다.

공기정화식물 고르고 키우기

날이 좀 풀렸다고 창을 활짝 열어 환기를 하다보면 어김없이 집 안으로 미세먼지가 들어온다.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싶다면 공기청정기를 돌리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하지만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반려식물에 꽂혔다.

② 충남 천안시산림조합 임산물유통센터에는 1000여가지 화초류가 진열돼 있다.

미세먼지 잡는 공기정화식물

“집에 식물 하나 들여놓는다고 해서 미세먼지가 사라질까요?” 이같은 물음에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효과가 있다고 답한다. 농촌진흥청 도시농업과 관계자는 “미세먼지는 지름이 10㎛ 이하이고, 초미세먼지는 이보다 작은 2.5㎛ 이하”라며 “식물 표면에는 지름 20∼30㎛의 구멍이 있어 미세먼지를 충분히 흡수한다”고 말했다. 또 “잎 표면에 나 있는 털로 미세먼지를 흡착해 제거하기도 하고 식물이 내뿜는 음이온으로 없애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공기정화식물을 실내에 적절히 배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거실이 20㎡(6평) 넓이라면 적어도 키가 1m 이상 큰 식물 3∼4개를 둬야 한다. 책상에 두는 작은 화분을 선호한다면 여러 개를 집안 여기저기 배치해 인테리어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설명을 듣고 공기정화식물을 살 수 있는 현장에 최근 날을 잡아 가봤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 유량동에 있는 천안시산림조합 임산물유통센터다. 이곳엔 묘목도 많지만 1000여가지가 넘는 화초류가 있어 그 자체로 볼거리다. 김혁중 임산물유통센터장은 “건물 3동에서 각각 화초류·비료·조경자재를 판매하는데 면적이 9900㎡(3000평)에 달한다”며 “연중무휴로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원하는 식물을 구입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참에 꼭 집에 반려식물을 들이겠단 다짐을 하고 화초류가 전시된 건물에 들어섰다. 화초가 곧장 나올 거란 기대와 달리 수십가지 화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김 센터장은 기자의 놀란 얼굴을 보고 식물을 고르기 전에 화분부터 결정할 것을 권했다.

식물은 크기가 제각각이고 기르는 사람 실력에 따라 자라는 속도가 천차만별이다. 집에 화분을 둘 자리를 미리 구상하고 수치까지 적어오면 이에 맞게 계획적으로 화분을 고를 수 있단다. 김 센터장은 “화분은 항상 식물 크기보다 1.5배 정도 커야 뿌리가 뻗어 나갈 여유 공간이 확보된다”고 조언했다. 1인가구에겐 어느 정도 크기 화분이 적당하냐고 묻는 기자에게 김 센터장은 거침없이 화분 하나를 골라준다. 지름 15㎝ 정도로 현관에 둬도 좋고 침대 머리맡에 놓아도 잘 어울릴 만한 크기다.

③ 마음에 드는 화분과 식물을 고르면 직원이 그 자리에서 분갈이를 해준다.  천안=현진 기자

종류별로 기능 다양한 식물

드디어 마음에 드는 식물을 고를 차례다. 향긋한 풀 냄새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진열된 화초들 사이로 들어선다. 미세먼지를 흡수하려면 그만큼 잎 표면적이 넓은 것이 좋다. 최대한 잎이 큰 식물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무성하게 자란 푸르른 잎 사이 스노우사파이어가 단연 돋보인다. 초록색 잎에 그물망처럼 생긴 흰색 얼룩이 멋스럽다. 음이온을 대량으로 방출하는 기능성 식물이다. 덩굴처럼 자라는 아이비는 관상용으로도 좋지만 일산화탄소를 제거해줘 주방에 두기 적당하다. 잎이 상대적으로 얇은 관음죽은 암모니아 제거에 탁월해서 화장실에 많이 놓는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것을 추천해달라고 하니 김 센터장은 몬스테라를 가리킨다. 이 식물은 잎이 어른 손바닥보다 넓어 미세먼지 흡착에 탁월하다. 몬스테라가 많은 이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독특한 잎 모양 때문이다. 이 식물은 스스로 잎을 찢어 가장자리에 구멍을 낸다. 키가 작은 잎사귀에도 충분히 햇빛이 비출 수 있도록 틈을 만드는 것.

몬스테라에 마음을 빼앗겨 오래 고민도 않고 “이걸로 할게요”라며 화분을 들어 보였다. 김 센터장은 “마침 반그늘에서도 잘 자라 실내에서 키우기 적합한 식물”이라고 했다.

식물을 고르면 직원이 바로 그 자리에서 분갈이를 해준다. 직원은 화분 속에 그물망을 깔고 자갈을 넣는다. 이렇게 해야 물 빠짐이 좋아 나중에 뿌리가 썩지 않는단다. 여기에 화초를 뿌리째 넣고 배양토로 빈 곳을 꼼꼼히 채워준다. 아쉽게도 화초를 택배로 보내주진 않는다. 이동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손상될 수 있어서다.

직접 고른 몬스테라를 두 팔로 소중히 안고 집에 도착했다.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둬야겠단 마음에 침대 옆에 놓는다. 물론 외출할 땐 창 가까이 옮겨 햇볕을 쬐게 하고 자주 문을 열어 환기도 해줘야 한다. 일주일에 한번 까먹지 말고 물을 주는 것도 필수. 이때 그냥 수돗물을 주는 것보단 받아놓고 2∼3일 지나 염소 성분이 증발한 수돗물을 주는 것이 좋다.

걱정이 돼 유튜브를 검색해봤다. 반려식물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채널이 무수하게 많았다. 각 채널은 식물 종류별 맞춤형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잘 알려준다. 가지치기는 물론 벌레 없애는 방법 등 그동안 신경 쓰지 못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걱정이 안도감으로 바뀌며 뿌듯한 하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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